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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을 벗삼은 유유자적 전남여행
    여행기 및 여행꿀팁 2019. 12. 5. 07:43
    위시빈 여행작가 봄꽃기쁨님의 여행기 및 여행꿀팁입니다.

    번잡한 삶에 쉼표 찍기


    쉴 틈 없이 며칠 동안 이어진 발표와 과제를 마치고 나니,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일시에 풀어졌다. 팽팽하게 잡고 있던 활줄을 갑자기 확 놓아버린 듯 기운이 빠졌다. 이럴 때 보통은 집에서 먹고 자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고 하지만, 나는 집을 떠난다. 내 고단했던 삶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는 곳을 떠나 일상의 삶과 선을 긋고 쉬고 싶다. 자연은 번잡한 삶에 쉼표를 찍기에 딱 좋은 곳이다. 자연 속에 들어가면 크고 작은 고민들이 무의미해진다. 풀 한포기조차 자기가 선 자리를 치열하게 지키면서도 어떤 험담도, 불평도, 짜증도 내지 않는다.그런 자연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며 1박2일 동안 쉼을 누렸다.

    여행국가: 한국
    여행일: 2일


    #진우네집국수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먹는 국수 한 그릇
    담양은 우리 가족에게 익숙한 곳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공부하고 있는 남편 덕분에 딸이 4~5살 때 그곳에서 살았었는데, 담양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 자주 나들이를 가곤 했기 때문이다. 광주를 떠나서 살다보니 담양도 참 간만이었다. 다른 일정이 있어 오랜 시간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소박한 점심 한 끼와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오랜만에 담양에 간 김에 숯불갈비를 먹을까, 알탕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가볍게 식사하자며 찾아간 진우네집국수. 국수거리가 시작되는 위치에 있는 첫 번째 국수가게이다. 커다란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아래에 테이블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테이블마다 번호표를 커다랗고 붙여 놓았다. 평일인데도 자리는 꽉 차 있었다(진우네집국수만 만석이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자리가 났다. 멸치 국물국수, 비빔국수, 삶은 계란(2개)를 주문하고 주변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초여름의 신선한 공기와 평온한 자연 풍경, 그리고 이따금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절로 흥이 났다. 옛사람들이 자연을 보며 그토록 아름다운 시와 그림들을 남긴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진우네집국수는 면발이 굵고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은,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서 내온 것 같은 맛이 났다. 특별히 맛있다고도, 그렇다고 맛이 없어 실망스럽다고도 하기 어려웠다. 내 입맛에는 멸치 국물국수보다는 비빔국수가 더 맛있었는데, 우리 딸은 멸치 국물국수를 맛있게 잘 먹었다. 이미 이곳에 여러 번 와 본 우리 남편은 삶은 계란이 제일 맛있다고 2개를 더 주문했다. 이렇게 먹은 가격이 11,000원! 음식의 맛 자체보다도 자연 속에서 소박한 식사 한 끼를 비싸지 않은 가격에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진우네집국수의 매력인 것 같다.
    진우네집국수 더 알아보기

    #김순옥찹쌀도넛

    찹쌀 도너츠와 녹차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곳
    점심을 먹고 식당 바로 앞 천변의 징검다리를 건넜다. 찹쌀 도너츠와 댓잎 아이스크림을 맛보기 위해 김순옥 댓잎찹쌀도너츠 가게를 찾아가기 위해서다. 담양에서 맛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간식거리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순옥 도너츠는 국수거리에서 걸어서 5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에 위치한 가게에서 살 수 있다. 짧은 길을 걸으면서도 우리 딸은 병아리가 어미 닭 주변에서 쫑쫑거리며 돌아다니는 것마냥 신이 나서 조용한 마을길 이곳 저곳을 들쑤셨다. 길을 따라 똑바로 걷기에는 눈에 담고 싶은 것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런 딸 덕분에 내 발걸음도 여유롭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사물과 풍경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낯설게 다가온다.
    세월의 흔적이 정겹게 묻어나는 작은 가게에 도착하니 아주머니 두 분이 넉넉해보이는 얼굴로 우리를 반겨주신다. "도너츠 맛보세요."하는 말이 반갑다. 시식용으로 먹기 좋게 잘라놓은 도너츠를 종류별로 맛보니 마음까지 즐거워진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달콤한 시골 도너츠! 언젠가부터 이것은 나에게 담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했다.
    도너츠 18개가 들어있는 만 원짜리 세트를 하나 사고, 댓잎 아이스크림도 주문했다. 담양의 주요 관광지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댓잎 아이스크림이지만 굳이 여기에서 사 먹는 이유는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을 먹고 싶기 때문이다. 은은한 연두색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보기에도 맛깔스러웠다. 콘까지 연두색이었다. 보성의 녹차 아이스크림이 진한 녹색에 단단한 느낌이라면, 담양의 댓잎 아이스크림은 연두색에 부드러운 느낌이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남편과 둘이서 나눠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취향 확실한 우리 딸은 오늘도 초코맛 구슬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함께 거리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으려니 달달한 행복이 초여름의 쨍쨍한 햇빛 아래 반짝거리며 우리 사이에서 녹아내리는 듯했다.
    김순옥 찹쌀댓잎도너츠에서 몇 발짝 거리에 있는 잡화점을 지나다 앙증맞은 아동용 모자를 발견했다. 마침 딸내미의 여름용 모자를 사려고 벼르고 있던 참이었다. 연한 분홍빛의 왕골모자였다. 하얀 레이스가 챙을 덮고 있는 모습이 꼭 어느 어린 공주님이 입고 있는 드레스의 끝자락처럼 앙증맞았다. 리본도 하나 단정하게 뒤로 매어져 있었다. 딸보다 내가 더 탐이 나는 모자였다. 어지간해서는 충동적으로 물건을 하지 않는 남편도 이 모자에게는 지고 말았다. 작은 것 하나도 까칠하게 고르는 우리 딸도 모자를 쓰고 거울을 보더니 바로 사달라고 한다. 결국 계획에 없던 돈을 썼지만 꽤 만족스러웠다. 모자를 쓴 딸이 좋다고 더욱 흥이 나서 걷는 모습이 그리 예뻐보일 수가 없었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유년시절을 보내고 있는 딸이 고왔다. 딸을 통해 우리 부부는 '아낌 없이 주는 기쁨'을 경험한다. 존재 자체로 고마운 녀석이다.
    함께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어쩌면 잃어버렸던 행복 한 조각이 거기 숨어서 반짝거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김순옥찹쌀도넛 더 알아보기


    #전체 여행기 보기(여행지도, 비용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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